집단성폭력 피해자 지젤의 “품위와 용기”에 대한 경의로 프랑스가 레지옹 도뇌르를 서훈했습니다. 십여 년간 약 92차례에 걸친 약물 강간 및 불법촬영 피해를 겪은 그의 법정 싸움은 시민사회의 지지와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이번 서훈으로 국가 차원에서 그의 싸움이 지닌 사회적 의의와 책임을 공인한 것입니다. ‘다른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고 사회가 변할 수 있기를’ 바라며 법정에 선 지젤의 의지에 걸맞은 결실입니다.

한국은 어떠한가요.
피해자 마녀사냥이 기본값인 한국에서 권력자의 성폭력을 고발하고 칼날같은 법정 투쟁에 승리한 김지은 씨를 떠올립니다. 그의 분투로 인해 우리 사회는 겨우 ‘권력형 성폭력’의 구조를 인지하는 출발선으로 나아왔으나 이에 대한 유의미한 사회적 반성과 해법 없이 폭력은 반복되고 있습니다.각종 여성 대상 폭력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사회적 책임을 지기는커녕 남성 집단의 ‘상심’ 달래기에 급급한 정치권에서 부디 느끼는 바가 있기를 바랍니다.

사진 출처: Heute